브리즈번 사우스뱅크에서 6월 17일부터 22일까지 개최된 2025 Out of the Box Festival은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대표적인 문화 축제입니다. 올해로 여러 해째 이어지고 있는 이 축제는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연과 체험 활동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4세 딸과 함께 두 편의 공연을 관람했는데, 그중 'Where is the Green Sheep?' 공연에 대한 상세한 후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그림책을 무대로 옮긴 인형극의 매력
'Where is the Green Sheep?'는 호주의 유명한 아동문학 작가 멤 폭스(Mem Fox)의 동명 그림책을 원작으로 한 인형극입니다. 공연은 QPAC(Queensland Performing Arts Centre) 내 Playhouse에서 진행되었으며, 약 300석 규모의 아담한 공연장은 어린이 관객들에게 적합한 환경을 제공했습니다.
무대에는 3명의 배우가 등장하여 인형극과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복합적인 연출을 선보였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공연 전체에 걸쳐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 통역이 제공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모든 관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포용적인 문화 공간을 만들어가려는 축제의 철학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캐릭터의 개성과 시각적 즐거움
원작 그림책의 다양한 양 캐릭터들이 무대에서 생생하게 구현되었습니다. 파란 양이 파란 꽃을 먹고 파란색 배설물을 만드는 장면에서는 어린이 관객들의 웃음소리가 극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배우들의 과장된 표정 연기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몰입도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달 양과 별 양이 등장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애니메이션과 실제 인형극이 자연스럽게 전환되면서 마치 별빛이 무대로 내려오는 듯한 환상적인 연출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장면에서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 관객들도 감탄사를 연발했습니다.
세대를 아우르는 연출의 완성도
비 양의 등장과 함께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Singin' in the Rain)'의 유명한 장면이 재현되었습니다. 배우가 양과 함께 춤을 추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성인 관객들에게는 친숙한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했습니다. 이처럼 단순히 어린이만을 대상으로 한 공연이 아닌, 가족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요소들이 적절히 배치되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배우 구성 또한 다양한 연령대로 이루어져 각자의 캐릭터에 맞는 에너지를 발산했습니다. 연륜 있는 농부 역할의 배우부터 젊은 남녀 배우까지, 각각의 개성이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습니다.
공연의 한계와 대상 연령 분석
원작 그림책은 약 5분 정도면 읽을 수 있는 분량이지만, 이를 45분짜리 공연으로 확장한 것은 주목할 만한 각색 작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 자체가 그린 양을 찾는 단순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고, 같은 질문이 반복되며 양만 등장하는 구조다 보니 지루해지기 쉬운 측면이 있었습니다.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고 생각되지만, 스토리의 단순함으로 인해 6세 이하의 어린이에게 가장 적합한 공연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전에 관람했던 경험이 있고, 이번 2025 Out of the Box Festival에서도 공연되었던 '그라팔로(The Gruffalo)' 같은 경우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과 달리, 이 작품은 그런 재관람 욕구를 불러일으키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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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6세 이하의 어린이를 둔 부모라면 한 번쯤은 꼭 보여줄 만한 공연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적절한 자극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축제 참가 시 고려사항
'Where is the Green Sheep?' 공연은 2세부터 6세까지의 유아에게 가장 적합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원작 그림책을 미리 읽어보고 참석한다면 아이들의 이해도와 참여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공연장의 규모가 아담하여 어린이들이 부담 없이 관람할 수 있고, 45분이라는 적당한 길이는 어린아이들의 집중력을 고려한 적절한 구성이라고 생각됩니다.
체험 활동과 부대시설의 활용
공연 전후 시간에는 Playhouse 로비에 마련된 크래프트 테이블에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창작 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양 모양 인형 만들기, 그림 그리기 등의 활동을 통해 공연 내용을 되새기고 창의적 표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었습니다.
완성된 작품은 아이들이 집으로 가져갈 수도 있고, 원한다면 전시 공간에 걸어둘 수도 있어 아이들에게 성취감을 주는 좋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마무리
Out of the Box Festival의 'Where is the Green Sheep?'는 책과 연극의 경계를 허무는 좋은 사례였습니다. 스토리의 단순함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원작이 가진 따뜻함과 유머를 무대에서 충실히 재현해 낸 의미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6세 이하의 어린이에게는 적절한 수준의 자극과 재미를 제공하는 공연으로, 해당 연령대의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는 추천할 만한 작품입니다. 브리즈번 지역의 가족 단위 관객들에게는 아이와 함께 문화적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내년에도 이어질 이 축제에서는 더욱 다양하고 창의적인 어린이 공연들을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더욱 역동적이고 모험적인 이야기로 구성된 'Wolfgang in the Stars' 공연 후기를 자세히 나눠보겠습니다. 이 작품은 조금 더 큰 아이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내용으로, 첫 번째 공연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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